
안녕하세요? 숨수면의원 김재하 원장입니다.
수면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질환을 하나만 꼽자면, 저는 수면무호흡증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흔한 정도, 수면장애에 지장을 일으키는 정도, 건강을 많이 해치는 정도, 치료에서 효과를 뚜렷이 보는 정도... 어느 하나 거를 타선 없이 모든 수면장애중에서 탑클래스입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중에 호흡을 못하거나, 안하게 되는 병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데요. 그 중 압도적인 다수는 인두부위의 상부기도가 좁아져서 막히고, 그래서 호흡을 ‘못’하게 되는 폐색성 수면무호흡증입니다.
(호흡을 안하게 되는 병은 중추성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합니다.)
증상은 심하게 코골이가 있거나, 숨이 막혀 컥컥거리며 깨는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선잠이 들어 쉽게 깨기도 하고, 낮에 피곤함과 졸림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갱년기 이후의 분들, 노인분들의 경우 옆에서 보기엔 코도 골면서 잠을 자는 것 같은데, 본인은 한숨도 못잤다고 말씀하시는 ‘역설적 불면증’이라는 증상을 가지기도 하는데, 이 역시 수면무호흡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
수면무호흡증은 아마 많은 분들의 예상보다 훨씬 흔할 겁니다. 얼마나 흔하냐면요, 폐색성수면무호흡증은 성인 남자에게서 24%, 여자에게서 9%의 유병률을 가진다고 하거든요. 불면증보다도 많은거죠. 2)
이 중에 수면장애(특히 낮졸림)증상을 유발하는 수준의 무호흡증 유병률은 남녀 각각 4%, 2% 니까 상대적으로 줄어들긴 하지만 그래도 몹시 높습니다.
그럼 우리나라에서 수면무호흡증으로 치료받고 계신 분은 얼마정도 될까요?
2021년 기준 남성 80,870명, 여성 20,478명입니다. 3)
같은 해 20세 이상 성인 남성인구는 21,387,537명, 성인 여성은 21,781,606였네요. 4)
남성 0.4%, 여성 0.09%에 해당할 정도로 턱없이 적은 분들만 진단받고 치료받고 계십니다.
바꿔말하면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실 수 있음에도 몰라서 증상을 방치하고 계신 분이 지금 환자분 남성 최소 9배 이상, 여성 21배 이상 되는 상태입니다.

진료를 받는 분포를 보면 남성분들은 보통 30대 중반~50대 초반에 많이 진료를 받게 되시구요, 여성분은 50대 중반~60대 중반 즈음에 치료를 많이 시작하게 되십니다.
그런데, 남성보다 여성분이 치료에 참여하는 시기가 늦고, 실제에 비해 치료를 받게 되는 비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엇이 여성분을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하는걸까요?
한 가지 이유는, 갱년기 이전의 여성분들은 실제로 낮졸림을 유발하는 수면무호흡이 많지 않아서일 것입니다.
다만 그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수면무호흡증은 무조건 코골이가 동반되어야 하고, 비만하고 턱살이 두툼하게 내려온 남성분에게만 발생하는 질환으로 많이들 알고 계시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Principles and Practice of Sleep Medicine (2016) - 전형적인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얼굴형>
전형적인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그렇곤 합니다만, 갱년기가 지난 여성분이나 선천적인 기도구조의 이상이 있으신 분 들은 외형상 전혀 그래보이지 않아도 수면무호흡증이 있곤 합니다.
지금은 수면무호흡증이라는 병에 하나로 합병되었지만, 예전에 상기도저항증후군(UARS)으로 분류하던 타입의 환자분들도 계신데요, 이런 분들은 만성적인 불면과 피곤, 예민함에 시달리는, 마르고 젊은 여성분인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증상이 생기는 이유는, 해부학적 구조 또는 기능의 문제로 우리가 숨을 쉬는 상부 기도가 많이 좁아지거나 막히며 발생합니다.
하부기도는 연골에 둘러쌓인 기관과 기관지로 이루어져 그 구조가 비교적 잘 유지됩니다. 연골이 지나치게 말랑말랑해지는, 아주 어린 아기의 기관연화증이라는 질병이 아닌이상 막히는 경우가 거의 없죠.
하지만 갑상연골보다 위쪽의 인두부위는 근육이나 지방을 포함한 조직들에 둘러쌓여 있습니다.

<정상인의 기도구조, 기도의 전후 좌우폭이 정상적이고, 3D-CT에서 계측된 기도의 부피와 단면적이 정상적입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분의 기도구조. 기도의 전후폭이 좁고, 설근부의 비대가 관찰됩니다. 기도의 좌우폭이 매우 좁아서 기도의 단면이 마치 연필이 들어갈만한 크기의 좁은 구멍으로 보입니다.>
잠이 들어 힘이 빠진 근육, 특히 혀와 물렁입천장은 중력의 영향을 받아 처지게 되고, 그러면서 기도를 많이 좁게 만들고, 심지어 완전히 막을 수 있게 됩니다.
그 정도가 너무 심하면 숨이 완전히 막히는 폐색성 수면무호흡증이 되구요, 가벼운 수준이라면 코골이 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장애 증상만을 일으키는게 아니라, 사실 건강을 해치는게 더 문제인 병입니다. 자세한 통계는 나중에 따로 공유드리겠습니다만, 간략히 말해서 중등도의 폐색성 무호흡증은 고혈압 이상 / 중증의 무호흡은 고혈압+당뇨병에 비견할 만큼 사망률을 높이는데요, 뇌혈관질환(뇌졸중),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 각종 성인질환의 발생률을 높임으로써 그런 악영향을 일으키게 됩니다. 5)
뿐만아니라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뇌질환과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최근에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에 게제된 논문에서도 알츠하이머병의 원인물질인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이 수면무호흡 실험쥐에서 뇌에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 +
그러므로 수면무호흡증은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수면무호흡증은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될 수 있습니다.
정도가 많이 가볍다면 체중 감량, 금주, 비염관리, 옆으로 누워 자기 등 생활습관 교정으로 해결이 가능한 경우도 있구요, 그런 방법으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심한 무호흡의 경우도 양압기라는 뛰어난 치료 방법이 있기에 치료에 어려움은 거의 없습니다.
다만, 상당한 구조의 이상이 있고 반영구적 효과를 가진 원인 치료를 원한다면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데요, 수면무호흡증을 수술로 완치를 계획한다면 상당한 수준의 난치병으로 돌변하곤 합니다.
치료 방법이 없다는게 아니구요, 여러 가지 좋은 수술 방법들이 있습니다. 다만 각 방법의 기대되는 효과와 부작용, 성공 및 실패 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투명하게 환자분과 소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수면무호흡증은 수면다원검사로 진단을 할 수 있는데요, 다행이도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부터 수면무호흡증의 진단과 (양압기)치료를 모두 건강보험에서 보장을 해주고 있어 큰 비용부담 없이도 검사를 받고 치료를 개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면다원검사를 국민건강보험으로 보장 받기 위해선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는 증상 근거와 해부학적 근거 가 필요한데요, 해부학적 검사는 병원에서 시행하는 기도구조평가를 통해 확인하게 됩니다.
그 전에, 내가 수면무호흡이 있지 않을까 하는 증상은 이미 앞서 설명드린바가 있는데요, 이를 조금 더 체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설문이 있어서 소개드립니다.
STOP-Bang이라는 설문검사인데요, 아주 적은 문항수임에도 불구하고 민감하게 수면무호흡증을 예측할 수 있어 일반인에게 가장 적합한 설문입니다.
STOP-Bang
1. 고혈압이 있습니까?
1 네 2 아니오 3 모른다
2. 코골이가 심합니까? (말소리보다 크거나 방문 밖에서 들릴 정도로)
1 네 2 아니오
3. 낮 동안 피로,피곤하거나 졸립니까?
1 네 2 아니오
4. 수면 중 당신이 숨을 멈추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까?
1 네 2 아니오
5. 체질량지수 > 30kg/m2
1 네 2 아니오 3 모른다
6. 50 세 이상
1 네 2 아니오
7. 목둘레 40cm 이상
1 네 2 아니오
8. 남자
1 네 2 아니오
1에 표시한 게 3개 이상 해당한다면 수면무호흡증의 고위험군에해당합니다.
단, 여기에서 고위험군으로 나왔다 하더라도 실제로 수면무호흡증이 확진되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무호흡증이 진단될 확률은 약 43%~73%까지 다양한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 설문에서 고위험군이 아니라면 대략 80~90%확률로 정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1) Rezaie, L., Fobian, A. D., McCall, W. V., & Khazaie, H. (2018). Paradoxical insomnia and subjective–objective sleep discrepancy: A review. Sleep Medicine Reviews, 40, 196–202. doi:10.1016/j.smrv.2018.01.002
2)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Sleep Disorder 3rd edition, 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
3) 국민관심질병통계 빅데이터, 국민관심질병통계|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 (hira.or.kr)
4)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 연령별 인구현황 (mois.go.kr)
5) Marshall NS, Wong KK, Liu PY, Cullen SR, Knuiman MW, Grunstein RR. Sleep apnea as an independent risk factor for all-cause mortality: the Busselton Health Study. Sleep. 2008 Aug;31(8):1079-85. PMID: 18714779; PMCID: PMC2542953.
6) Qian L, Rawashdeh O, Kasas L, Milne MR, Garner N, Sankorrakul K, Marks N, Dean MW, Kim PR, Sharma A, Bellingham MC, Coulson EJ. Cholinergic basal forebrain degeneration due to sleep-disordered breathing exacerbates pathology in a mouse model of Alzheimer's disease. Nat Commun. 2022 Nov 2;13(1):6543. doi: 10.1038/s41467-022-33624-y. PMID: 36323689; PMCID: PMC9630433.
+ 최근, 네이쳐라고 하니까 마치 의학적 최초 발견처럼 여겨질까 조심스러운데, 이미 역학연구에서 이전부터 상관관계가 시사되고 있었지만, 생물학적 설명이 되는 연결고리를 동물실험 모델에서 찾은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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