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면제를 정기적으로 드시는 분들이 크게 걱정하시는 것 중 하나는, 장기간 수면제를 복용하면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결국 치매로 이어질 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특히 약의 종류에 더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흔히 처방되는 수면제인 졸피뎀(zolpidem)이나다수의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계열 약물이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구를 종합해 볼 때, 둘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리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졸피뎀을 포함한 Z-drug 계열 약과 벤조디아제핀의 장기 사용이 치매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는 여럿 있습니다. 주로 고령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이고, 수년간 약물을 복용한 사람들에게서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발생률이 높아졌음을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들은 인지기능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약물인지를 명확히 증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한계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불면증 자체가 치매의 초기 증상일 수 있거나, 불면증과 관련된 다른 위험요인들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면, 대규모 코호트 임상시험(cohort study)이나 환자-대조군 연구(case-control study) 결과 Z-drug나 벤조디아제핀 사용이 치매와 연관이 없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이 치매 위험을 높일까요? 현재로서는 명확히 결론을 내리기 어렵습니다. Z-drug나 벤조디아제핀의 사용이 반드시 치매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닐 수도 있지만, 치매 위험이 증가된다는 결과가 나온 연구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수면제 복용을 포기하고 불면증을 계속해서 안고 간다면 치매 위험성이 올라갈까요? 네, 그렇습니다. 불면증이 치료되지 않은 채로 지속된다면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성이 올라간다는 것은 연구를 통해 여러 차례 입증되었습니다. 불면증이 치매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비교적 명확하지만 Z-drug나 벤조디아제핀이 설령 치매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정도이기 때문에, 개개인에 따라 필요하다면 이러한 약도 사용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멜라토닌(melatonin)과 독세핀(doxepin), 트라조돈(trazodone)과 같은 수면제는 비교적 안전합니다. 멜라토닌은 자연적인 수면 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인지기능에 미치는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독세핀은 낮은 용량에서 수면유도 효과를 가지며, 인지기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트라조돈도 독세핀과 마찬가지로 낮은 용량에서 수면 유도 효과가 있으며, 이 역시 인지기능저하의 부작용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치매나 인지기능 저하에 대한 걱정이 크다면, 이러한 약물들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수면제의 장기 복용이 필요할 경우,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여 개인에게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궁금하신 것이 있으시다면, 진료받으실 때 말씀해주시면 상세히 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단잠을 주무시고, 내일을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맞이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해당 글의 저작권은 숨수면의원 인천 김재하 대표원장과 김영만 부원장에게 있으므로 무단 복사 및 이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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