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얼마나 오랫 동안 잠을 자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요?
자지 않고 버티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이번 연재에선,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1959년 뉴욕의 DJ, “피터 트립”의 <웨이커톤(Wake-a-thon) 챌린지>가 얼마나 오랫동안 잠을 자지 않고 버틸수 있는 지에 대해 당시의 기네스북 기록을 경신해서 화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피터 트립은 타임스퀘어의 작은 유리 부스 안에서 200시간 동안 깨어 있으며 라디오 방송을 하는 도전을 했습니다. 자선 단체인 March of Dimes의 기금 마련을 위한 도전이었지만, 그 시대에는 마치 요즘의 먹방쇼와도 같이 일종의 불가능에 도전하는 ‘라디오 스턴트 쇼’가 유행이었다고 합니다. 인간의 수면박탈이 정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어떤 극적인 증상들이 나타나는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었거든요.

출처 gettyimages
트립은 이미 뉴욕에서 꽤나 유명한 DJ였지만, 영화와 TV 공연까지 진출한 앨런 프리드와 같은 유명한 DJ들을 부러워했었다고 합니다. 그런 성공을 바라고 자칫 무모해보이는 도전을 한 것 같습니다. 100만 유튜버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30만 유튜버의 패기 처럼 말이죠.
처음에 트립은 음악과 농담을 섞어가며 방송을 여유있게 했지만, 약 72시간이 지나며, 유머넘치는 수다는 점차 줄고, 짜증 섞인 방송으로 바뀌었습니다. 방송중에는 침착한 어조를 유지하려 애썼지만, 환각을 경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때의 그가 겪은 증상들은 뉴욕타임스지 오피니언에서 비교적 자세히 다루는데요, “트립은 방송 중에는 어떻게든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방송 밖에서는 거친 환각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임시 스튜디오 주변을 뛰어다니는 생쥐와 새끼 고양이를 보기도하고, 자신의 신발에 거미가 가득 차 있다고 확신하거나, 책상 서랍에 불이 붙었다고 생각했습니다. ” 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 Peter Tripp, 73, Popular Disc Jockey, NewYork Times)

출처 gettyimages
라디오 스턴트 쇼 마지막 즈음, 트립은 말이 두서없어지고 편집증적 정신병이 더욱 심해졌으며 청각 및 시각적 환각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독살하려 한다고 비난하기 시작하며, 자신이 정말 피터 트립인지 모르겠다고 했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알파벳 암송과 같은 간단한 작업을 수행 할 수 없었고, 의사들이 그를 감옥에 보내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망상을 보였습니다. 심지어, 마지막 날 아침에는 그는 의사 중 한 명을 자신의 시신을 수습하러 온 장의사로 착각하기 까지 했다고 합니다. (Classic case studies in psychology, 3rd edition).
우여곡절 끝에 트립은 201시간의 수면박탈 기록을 달성하였고, 이는 종전의 연구들이 약 72~100시간 정도를 기록한 것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기록 경신이었습니다. 웨이커톤이 끝난후 트립은 13시간 13분을 잠에 들었고, 그 때 기록한 뇌파계에선 그 수면 대부분이 REM 수면을 취한 것으로 관찰되었습니다.
피터 트립의 도전은 역사적으로 잘 기록된 사례이지만, 과연 정말로 수면박탈의 영향을 진정성 있게 보여준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합니다. ‘성공하기 위해 쇼를 하며 연기한 것은 아닐까? 잠을 깨기 위해 복용한 각성제(암페타민 - 5일차부터 투여하였다고 함)의 과용이 환각증상을 만든 것은 아니었을까?’ 이런 의문들이 있습니다.
다만, 이전의 연구에서도 대략 72시간 정도의 수면박탈에서 환각과 편집증 발생이 관찰된 사례가 있습니다. (Psychiatric and EEG observations on a case of prolonged (264 hours) wakefulness - G Gulevich, W Dement, L Johnson)
피터트립의 도전 6년 이후, 17세의 고등학생 랜디 가드너가 264시간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랜디가드너의 도전 사유는 피터 트립보다 더 소소한데요, 평소부터 ‘극기’에 관심이 많아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하는 도전을 하는데에 관심이 있었고, 과학박람회에 재미있는 주제로 발표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고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랜디 가드너의 졸음에 맞선 도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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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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