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내용은 2023년 10월 30일 인천대학교 정책대학원 최고위 관리자과정 연수 강연을 기반으로 요약한 내용입니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지원하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같은 정신과 의사는 개인으로서 번아웃이나 우울증이 오신 분들을 만나게 되지만, 조직에서는 이를 관리하는 학문이 아예 체계가 잡혀있고, 한국의 경우엔 직업환경의학과, 정신과, 예방의학과, 의사들과 심리학과 간호학과 교수님들이 포진된 "직무스트레스학회" 가 있습니다. 산업보건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이미 법제화가 되어있는 부분들입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특수형태 근로자들에게는 사업주가 직무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예방하도록 법제화를 해서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래쪽 그림에 나열된 다음과 같은 근로종사자들이고, 어쩌면 이미 이 오른쪽에 있는 ‘한국인 직무스트레스요인 측정도구’를 이용하신 적이 있는 분도 계실겁니다.

이 설문지는 하위 중위 상위 참고치가 있고, 각각의 설문을 알아보기 쉽게 영역별로 부분합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측정해서, 사용자가 자신 조직의 스트레스요인 문제점을 쉽게 알 수 있게 도와줍니다.
다른 집단과의 절대비교만이 아니라, 우리 조직에서 두드러지는 스트레스요인은 무엇인지 상대비교를 해볼 수 있고, 어떤 한 문제 개인이 우리 조직 내에서도 어떤 요인에 중요하게 영향을 받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요인을 파악했다면, 이를 관리해야겠죠?
물리환경이 문제면 환경개선공사, 직무요구량이라면 일부업무 외주, 인력충원, 뭐 저보다 더 좋은 개선안이 있으실 겁니다.

다만 스트레스 요인을 줄이고 없애는게 무조건적인, 유일한 방법일까요?
정신과 의사로서 그리고 직무스트레스 관리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면 스트레스를 유해한 반응으로 느끼는게 직무스트레스이므로 스트레스 요인을 피할 수 없다면, 유해하지 않은 긍정적인 반응으로 돌리는 것도 방안이라는 부분입니다. 보통 이 스트레스요인과 그에 따른 긴장감이, 오히려 도전의식과 같은 긍정적인 반응으로 변화하는데에는 예측가능성과, 통제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라면 예측 가능하고, 상황통제가 가능하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대안, 개선방안을 마련할 때에도 관리자의 재량으로 일방적으로 룰을 정하는 것보다, 노동자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실무를 담당하는 자가 노동자들이기도 하고, 스트레스 평가를하고, 개선안을 도출하고, 이에 대해서 룰을 노동자들에게 교육하는 과정이 한꺼번에 진행가능하다는 점 입니다. 대첵제안점검표라는 양식을 노동자들이 참여해서 작성하고, 토론하고, 실제 적용하는 과정이 독려되며, 이런 참조할만한 대책 제안 체크리스트들이 있습니다.
개인차원에서는 어떻게 스트레스를 관리 하면 될까요?
호흡법, 심상훈련, 인지수정, 긴장이완기법등은 사실 공황장애, PTSD등을 치료하기 위한 적극적인 이완기법입니다. 다른 요소들 역시 긴장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인데, 사실 이 모든 방법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원리가 있습니다. 바로 ‘마음이 콩밭에가서 잡생각하는걸 줄인다.’ 라는 부분입니다.

우울증과 건강인의 뇌는, 사실 바쁜 와중에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가장 두드러지게 차이날 때는 소위 멍때릴 때 입니다. 특별한 과제가 주어지지 않을 때 우리 뇌는 평소 셋팅된 기본 모드로 가는데, 이런 기본모드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고 합니다. 건강인의 경우 과거의 추억을 하건, 미래의 즐거운 상상을 하거나, 예측을 하는등의 문제해결적, 또는 긍정적인 정서모드가 디폴트모드이지만, 우울증에서는 과거의 흑역사를 자꾸 되새긴다든지(반추사고)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문제들을 더 크게 생각하는 경향 이 보입니다.
결국 생각이 많아지면 더 고통스러운 모드로 기본 빠지는게 우울증이고 마음의 장애입니다. 그래서 생각을 줄이고, 과거나 미래의 콩밭에 간 마음을 지금 현재 이순간으로 되돌리는 것. 그것이 위에 열거한 여러 스트레스 관리 기법을 관통하는 핵심 원리입니다.
보통 뭔가 행동을 하는게 생각을 줄이기에 가장 쉬운 방법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완기법이 아니더라도 만화를 보든지, 영화를 보든지, 게임을 하든지, 자기만의 고유한 방법으로 생각을 없애는 여가활동을 이미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을까요?
이분은 아마존 창립자겸 CEO 제프 베조스 입니다.

이 분이 했던 인터뷰중 제 기억에 인상깊게 남은 부분이 있는데요, 자신의 스트레스 관리방법을 이야기한거죠. 이 분의 철학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주로 할 수 있는게 있으면서, 아무것도 안할때 발생한다고 합니다. 스트레스 요인을 인식하다면 가능한 그 상황을 다루기 위한 액션을 무언가 빠르게 실행합니다. 그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다루기 시작하는 것 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빠르게 감소한다는거죠.
생각을 줄이기 위해 행동을 한다.
예를 들자면 집안에 바퀴벌레가 있다면 무척 불안하겠죠? 그런데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거나, 수면제를 먹고 자는것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한다면, 그 순간은 모면할 수 있지만, 좋은 방법은 아닐겁니다. 차라리 세스코에 전화를 해보거나 쿠팡에서 바퀴벌래 해충방지제를 찾아보기 시작하는 것 만으로도 바퀴벌레에 대한 공포는 아마 많이 줄어들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가장 좋은 스트레스 관리전략은, 스트레스 요인을 해결하는 시도를 하는 것 그 자체입니다.

이런 스트레스 관리방안이 있다라도, 해당하는 종사자 또는 사용자 개인이 우울증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거나, 이런 방식들을 일일히 사용자가 교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외부의 도움이 필요할 것입니다.
종사자 지원 프로그램이라는게 있습니다.
개인적인 고충해결을 지원해주는 회사 차원의 건강복지프로그램으로, 미국 기업 대다수는 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300명 이상 대기업이라면 이런 자체프로그램을 만드실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근로복지공단에서 제공하는 EAP서비스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개인별 1년에 50분간, 7회까지 무료 상담지원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전화번호와 근로복지넷 링크도 알려드립니다.

손쓰기 어려운 개인적 부분은,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꼭 전문가와 함께하세요.
우리 대부분은 삶의 1/3은 잠으로, 1/3은 가정과 휴식처에서, 그리고 마지막 1/3을 일터에서 보내곤 합니다.
그 만큼 직업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경제적 성장, 만족스러운 인간관계, 경제적 성취를 이룰 수 있는 고마운 시간과 공간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지쳐가고 절망하게 하는 장소일 수 있겠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는건 어쩌면 당연하지만, 한편으로는 살기위해 어쩔수 없이 일한다는건 조금 슬프잖아요?
'퇴사마렵다'라는 말이 유행하는 은어인 요즘이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누군가가 조금 도와준다면, 우리가 일터에서 경제적 보상만 이상의 가치를 찾아 낼 수 있다면, 우리 삶이 좀 더 풍요로워 질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듭니다.
--- 원문: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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